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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멋대로 평점

코치 카터, 코트 위의 키팅 선생

kaayaa 2020. 12. 2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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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치 카터는 2005년에 개봉한 꽤 예전 영화로, 이제는 어머니(!)로 유명한 사무엘 잭슨이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여담이지만 사무엘 잭슨도 정말 안 늙는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15년 전 영화를 보니 훨씬 젊긴 하더라구요. :-) 최근에는 연달아 감동 스토리 영화만 몰아서 보고 있네요.

 

코치 카터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입니다. 실제 모델이 된 인물이 영화 촬영 중에도 관여를 많이 해서 영화에 나온 에피소드들 대부분이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막상 보기 시작했을 때는 실화인지 몰랐는데, 엔딩에서 각 사람이 나중에 어떻게 됐는지 이야기가 나와서 그제야 실화인 걸 알게 됐네요. 영화는 실화인 걸 알고 보든 모르고 보든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 주인공 켄 카터는 70년대 리치몬드 고등학교 농구팀의 스타로 활약했던 인물입니다. 이제는 고등학생 아들을 둔 카터는 모교에서 농구팀 코치를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고 수락하게 됩니다.

 

문제는 리치몬즈 지역이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환경이 굉장히 열악한 곳이라는 점이었는데요.

치안이 안 좋은 건 기본이고, (영화 대사로도 나오지만) 리치몬드 지역의 18~24세 흑인남자들 중 33%가 감옥에 갈 정도라고 합니다. 반면에 졸업률은 50%, 대학에 가는 사람은 그 중에서도 불과 6%에 불과하니 말 그대로 대학에 가는 것보다 감옥에 갈 확률이 높은 학교입니다.

 

대개 이런 지역은 경제적으로 열악한 계층이 많죠. 먹고 살기 어려운 부모들은 아이들을 제대로 챙겨줄 여력이 없고, 쉽게 범죄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아이들은 엇나가기 일쑤입니다. 당연히 리치몬드 고등학교 농구부 학생들은 제대로 훈련조차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그런 학생들에게 카터가 내세운 교육 방침은 철저한 원리원칙이었습니다.

그가 요구한 규율은 반드시 수업을  듣되 맨 앞줄에서 듣고, 대학에 농구 특기생으로 가기 위한 일정 이상의 성적을 요구하는 것, 코치와 동료에게 공손한 태도를 보일 것, 훈련에 지각하지 말 것 등이었습니다. 이 원칙을 어기면 푸쉬업 같은 처벌이 따라왔구요.

 

당연히 극심한 반발에 부딪쳤지만 카터는 끝까지 원칙을 밀고 나갑니다. 심지어 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고 성적이 엉망진창이자, 한창 승리하던 팀의 모든 경기와 연습을 중단시켜버리는 초강수를 두기까지 하죠. 학부모들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의 엄청난 반발에도 카터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은 카터의 말을 따랐을 때 생기는 변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모든 사람들이 카터를 비난할 때도 끝까지 코치를 지지하게 됩니다.

 

 

실제 리치몬드 고등학교 농구부는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데요. 전 해 대부분 경기에서 패배했던 것과 달리 전 경이 우승을 하면서 승승장구하게 된 거죠. 물론 현실은 동화는 아니라서 처음으로 진출한 캘리포니아 주 토너먼트에서는 아쉽게 패배하게 됩니다. 그러나 결국 농구부원 대부분은 원하는 대학에 가게 되는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3.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카터의 교육 방법이었습니다. 부모님의 관심과 교육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서 아이들은 예의를 지키는 것, 규칙을 지키는 것, 자기 삶을 꾸려가는 방법을 알지도 못하고 해 본 적도 없습니다.

 

규칙과 훈련, 인내와 노력,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성취는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큰 원동력이자 힘이죠. 어찌 보면 단순한 원칙들이지만, 평생 이런 걸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당장 눈앞의 것만 생각하거나 한탕주의에 빠져 무절제하게 살아가기 쉬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카터는 아이들에게 이런 중요한 원칙을 처음으로 가르쳐준 사람이었구요. 카터 코치는 농구를 가르치기도 했지만 그보다 인생에서 더 중요한 걸 가르쳐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원칙을 가르치려면 어떤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규칙이 적용된다는 걸 보여주는 게 정말 중요하죠. 카터는 합리적인 이유로 지각한 자기 아들에게까지 동일한 규칙을 적용했기 때문에 신뢰받는 코치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얼마전에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한 다큐멘터리 영상도 생각이 나더라구요. 이 영화와 완전히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뉴욕 할렘가 어느 학교에서 규율, 예절, 교육을 강조한 시스템이 자리잡으면서 재학생 100%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학교로 바뀌게 되었다는 영상을 본 적이 있었거든요. 공부도 공부지만 기본적인 삶의 태도가 어떻게 형성되냐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선수들에게 여러분이 보내는 메시지를 고려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문화가 프로 선수에게 보내는 메시지와 같은데, 그것은 그들이 법 위에 있다는 겁니다 .저는 선수들에게 자기들의 인생을 알리고 선택권을 주는 훈련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입니다. 15, 16, 17살 소년들에게 농구 계약서의 간단한 규정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시인한다면, 선수들이 사회에 나가서 법을 어기는 데 얼마나 걸릴 거라 생각하십니까?"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4. 스포츠 영화다보니 영화에서는 꽤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요. 리치몬드 고등학교 농구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티모 크루즈였습니다.

티모는 농구부에서 유일하게 2번이나 팀을 나갔다가 다시 복귀한 선수입니다. 카터 코치가 처음 부임했을 때 한 번, 공부를 시킨다고 연습과 경기를 금지했을 때 각각 한 번씩 팀을 나가버렸죠. 하지만 팀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복귀하고 사촌의 죽음을 본 뒤에 다시 돌아옵니다. 

 

 

처음 티모가 돌아왔을 때 카터는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분량의 푸쉬업과 셔틀런을 시킵니다. 티모는 죽을 힘을 다하지만 당연히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고, 농구는 팀스포츠라고 하지 않았냐며 친구들이 함께 분량을 소화해주면서 카터가 그를 받아주게 되죠. 

 

총을 맞고 죽은 사촌을 봤을 때는 무섭기도 하고 자기도 같은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실감이 확 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 때 티모는 복귀만 할 수 있다면 코치의 요구를 무엇이든 할테니 자기를 받아달라고 합니다.

 

사실 카터가 그런 요구를 한 건 대가를 치르는 '형벌'이 이유가 아니라 그의 각오와 결심을 위해서였을 텐데, 그런 훈육을 받아본 적이 없었을 티모는 카터의 본심을 알기 어려웠을 거 같아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안으로 들어오라고 안아주는 카터가 사실은 얼마나 자기를 위하고 있었는지 티모도 확실하게 알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마 '정말로' 티모가 카터에게 마음을 열게 된 장면이었을 거 같아서 더 감동적인 씬이기도 했네요.

 

 

5. 익숙한 얼굴이다 싶었는데 이 영화는 채닝 테이텀의 영화 데뷔작이라고 하네요. 매우 앳된 채닝 테이텀의 얼굴도 영화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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