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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추천하는 사극 시리즈 1 - 육룡이 나르샤 본문

드라마 이야기

마음대로 추천하는 사극 시리즈 1 - 육룡이 나르샤

kaayaa 2021. 1. 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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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타공인하는 사극 쳐돌이입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방영했던 드라마는 못 본 것들도 있지만 웬만큼 큰 뒤에 방영한 사극 드라마는 안 본 걸 찾기 힘들 정도로 다 봤을 정도인데요. 물론 도저히 못 보겠어서 하차를 한 것들도 있지만 웬만하면 끝까지 다 봤던 거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TV 시청률 저하와 사극 드라마 제작 비용이 높다는 점 때문에 근래에는 옛날마큼 사극을 많이 편성하지 않는 거 같더라구요.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며 예전에 봤던 사극 드라마를 한번씩 훑어보려고 합니다.

 

 

 

첫번째 추천하는 사극은 육룡이 나르샤입니다. 가장 먼저 추천하는 이유는 재미있게 봤던 사극들 중에 비교적 최근에 방영한 드라마여서인데요. 물론 더 최근에 방영한 녹두꽃이나 역적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재미 면에서는 육룡이 나르샤가 훨씬 취향이었습니다.

 

 

육룡이 나르샤는 선덕여왕과 뿌나를 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 뿌나를 연출한 신경수pd의 작품입니다. 일단 선덕여왕 작가진이라는 점에서 믿고 시청을 시작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신경수pd는 나중에 녹두꽃을 연출하신 감독이기도 합니다!

 

육룡이 나르샤의 배경과 소재는 한국 드라마 역사에서 거의 사골 우리듯이 많이 다뤘던 여말선초입니다. 고려말 조선이 건국되는 과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고 이미 드라마화가 자주 됐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뻔해지기 십상이죠. 모든 이야기를 알고 있음에도 육룡이 나르샤는 새롭고 신선한 방식으로 멋진 드라마를 만들어냈던 것 같습니다.

 

 

출처 : 육룡이 나르샤 공홈

 

제가 생각하는 육룡이 나르샤의 매력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이방원이라는 캐릭터의 해석입니다. aka킬방원은 아마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느 정도 자라고 성숙한 이방원이 아니라, 아직 어리고 치기어린 이방원에서 시작했다는 게 드라마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똑똑하고 될성 부른 잎이긴 하지만 아직은 순수한 이방원, 허점도 있고 좌절도 하고 자기 감정을 어쩌지 못하기도 하는 어린 이방원의 모습은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굉장히 강한 목적지향적인 인간인 이방원이 결국 정치적 노선과 생각하는 바가 갈리면서 흑화(?)하는 과정,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그 이방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함께 보면서 입체적인 이방원을 만나게 된 것 같았어요. 감정이입도 더 됐었구요. 유아인이라는 배우도 이런 캐릭터와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출처 : 육룡이 나르샤 공홈

 

 

두 번째는 신선하고 입체적인 인물들입니다. 육룡에서 가장 인상깊은 인물을 고르자면 세 손가락 안에 길태미를 꼽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 사극에서 아직까지 전무후무한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등장부터가 웬만한 여자들도 하기 어려운 환불 메이크업(?)에 화려한 장신구와 의상을 하고 나왔었죠. 그런데 검술은 삼한제일검이고 심지어 쌍둥이(...) 설정과다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데, 박혁권님이 정말 기가 막히게 캐릭터를 잘 살려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분이, 연희, 이방지, 무휼, 영규 등등 대부분의 인물들이 개성이 너무 뚜렷하면서 자기 스토리가 분명하고 각 사람의 감정선도 명확합니다. 이렇게 많은 인물들을 다 끌고 가기가 쉽지 않을 텐데 놀라울 정도였어요.

 

 

출처 : 육룡이 나르샤 공홈

 

 

마지막 세 번째는 액션입니다. 모든 사극에는 전쟁 때문에 액션씬이 조금씩은 들어가지만, 육룡이 나르샤는 유독 액션씬에 힘을 많이 줬던 사극입니다. 전(前) 삼한제일검 길태미나 현(現) 삼한제일검 이방지, 무명의 고수 길선미, 강하고 무거운 검술을 쓰는 무휼, 소드마스터 척사광까지. 무협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액션씬은 퀄리티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 뒤로 다른 사극 액션씬 보기가 힘들어질 정도였어요.

 

액션씬 비중도 높았지만 각 무사들마다 검술의 스타일을 뚜렷하게 다르게 표현한 것도 좋았습니다. 예를 들어 방지와는 다르게 무휼은 굉장히 묵직한 검술을 사용하고, 척사광은 속검형 스타일 같은 느낌이었어요. 단체 액션씬 연출도 훌륭했습니다. 도화전 씬은 가끔씩 생각이 나서 그 장면만 돌려볼 정도니까요.

 

 

출처 : 육룡이 나르샤 공홈

 

 

물론 육룡이 나르샤에서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본방 때 무명 에피소드가 너무 비중이 크고 길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분이와 방지의 서사를 위해서, 이방원이 갈라져 나오는 장면들 이야기를 좀 더 풍성하게 하기 위해서 넣은 것 같긴 한데, 초점이 좀 흐려진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50회에 달하는 대하 사극을 끌고 가다보면 중간쯤부터는 약간 산으로 가는 것 같은 부분이 항상 나오기 때문에, 이 정도 호흡과 집중력이면 꽤 만족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웬만하면 한 번 본 드라마 재탕 안하는 편인데, 몇 안되는 예외가 육룡이 될 정도였으니까요.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사극을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보셨으면 하는 추천작입니다. 긴 회차 때문에 조금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처음 2-3화 정도까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보시면 회차가 줄어드는 게 아쉬울 정도로 몰입해서 보실 수 있을 거에요. 10화 넘어가면서부터는 멈추기가 힘들 정도로 정주행해서 달릴 수 있습니다. 요새 제가 재탕하면서 그러고 있어요(....) 저의 개인적인 평점은 5점 중에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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