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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추천하기는 애매한 사극 리뷰 3 - 왕은 사랑한다

kaayaa 2021. 1. 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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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배경만 사극이고 내용은 실제 역사와 관련 없는 사극들이 많은데요. 대개 형태만 사극인 멜로물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멜로물이 그닥 취향은 아니지만, 사극 멜로라면 일단 한번씩 간은 보는 편입니다. 그러다가 다른 드라마와 차별요소가 있거나 꽂히는 부분이 있다면 재미있게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왕은 사랑한다도 그런 드라마 중 하나였는데요. 러브라인과 결말은 취향이었지만 드라마 전체적인 완성도나 감정선이 훌륭했냐 하면 그건 좀 애매해서 추천하기 애매한 사극이 되었습니다.

 

**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처 : 왕은사랑한다 공홈


왕은 사랑한다는 태왕사신기로 유명한 송지나 작가동이, 어하루의 김상협pd가 함께한 작품입니다. 송지나 작가의 힐러와 신의, 김상협pd의 어하루를 완전 홀릭하면서 봤던 걸 생각하면, 제 취향과 비교적 잘 맞는 작감이 아닌가 싶네요.

 


왕은 사랑한다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멜로 사극입니다. 실제 역사에 존재했던 충선왕이 주인공이지만, 앞에서 말했다시피 이름과 모티브만 있지 역사와 드라마는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임시완이 맡은 주인공 왕원은 몽골 출신 왕비와 충렬왕 사이에 난 왕자로, 왕자이면서도 몽고 혼혈이라 아버지로부터 냉대와 정치적 핍박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유일한 벗이자 호위무사인 왕린(홍종현)만이 그의 곁에 있었죠.

 

한편 고려 최고의 거부의 딸인 은산은 어려서 정치싸움에 휘말려 어머니를 잃게 되고 본인도 죽을 뻔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 은산을 구해준게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던 왕원과 왕린이었구요.

세 사람은 성장한 이후 다시 만나게 되고 이런 저런 사건들에 휘말리며 엮이고 점점 가까워지게 됩니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색다른 러브 라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드라마에서는 아무리 서브 서사가 매력적이어도 이어지는 건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은산과 이어지는 건 주인공 왕원이 아니라 왕린입니다.

 


왕린은 왕원보다 먼저 은산을 좋아했고, 처음에는 왕원의 명에 따라 은산을 보호해주고 곁에 있으면서도 주군의 마음을 알기에 자기 마음을 억누릅니다. 하지만 재채기와 사랑은 숨길 수 없다고 결국 점점 커지는 마음이 드러나게 되죠.

은산의 마음까지 왕린을 향하는 걸 보면서 왕원은 점점 흑화하다가 결국 두 사람의 행복을 위해 둘을 보내줍니다.

 


왕린이 왕원을 배신했다고 보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마지막에 왕린이 왕원을 대신해 죽음도 불사하는 장면을 보면, 왕원을 향한 우정도 진심이었고 배신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은산이 왕원을 좋아했던 것도 아니었구요.

 

 


젊은 배우들이 주축이 된 사극은 연기 구멍 때문에 드라마 퀄리티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런 점에서 왕은 사랑한다는 만족스러운 드라마였습니다. 임시완이야 뭐 이제는 아이돌 이미지는 없고 완전히 명배우로 인정받고 있으니 말할 것도 없구요.

 

보보경심에서 홍종현의 연기가 썩 좋지 않았었는데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이 드라마에서는 연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홍종현 아니면 왕린을 누가 했나 싶을 만큼 캐릭터를 잘 표현했던 것 같아요.

 

윤아도 톡톡 튀는 은산의 캐릭터를 잘 소화했구요. 두 왕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개연성은 미모로 하드캐리 합니다. 드라마 도중에 은산이 왕린 품에 안겨서 울던 장면이 있었는데 같은 여자도 너무 예뻐서 잠깐 넋을 놨었네요(...)

 


왕은 사랑한다를 명작이라고 하기에 애매한 이유는 그 외 서사가 빈약하기 때문입니다. 멜로 라인은 좋았는데 멜로와 함께 엮여서 굴러가는 정치 암투 서사가 허술하고 빈약할 때가 많았어요.

중반부까지는 그래도 봐줄 만 했는데 후반부 악역인 송인이 죽음을 맞는 과정은 너무 급하게 대충 지나간다는 느낌이 많았습니다.

 

여자주인공인 은산의 서사도 불친절한 면이 있었구요. 덕분에 은산이 어장관리녀(?)가 아니냐는 말도 좀 있었죠.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허술함을 눈감아 줄 수 있다면, 독특한 멜로 서사가 돋보이는 괜찮은 사극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차가 길지 않은 사극이라 한 번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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