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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추천 -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 가벼운 종합선물세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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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추천 -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 가벼운 종합선물세트

kaayaa 2021. 1. 2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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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전쟁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어떤 영화는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면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기도 하고, 또 어떤 영화는 전쟁의 긴박함과 액션에만 집중해 박진감 넘치는 색다른 간접 경험을 하게 해주죠.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는 전쟁영화의 여러 매력을 영리하게 잘 섞어서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 동유럽에서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던 때, 드론 조종사로 복무하던 주인공 하프는 상관의 명에 불복종한 죄로 접전 지역에 파견됩니다. 하프는 자기 판단으로 포위된 지상군을 공격하려는 적군에게 미사일을 발사했고, 덕분에 나머지 38명의 아군의 생명을 구했지만 부상당한 2명의 아군은 목숨을 잃게 됩니다.

하프가 파견된 곳은 리오 대위의 밑이었습니다. 리오 대위는 안드로이드 전투 로봇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인간과 똑같지만, 인간의 능력을 상회하는 신체능력을 가진 엄청난 전투병기입니다. 둘은 반군의 수장인 빅토르 코발이 핵무기를 손에 넣으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막기 위해 적진으로 잠입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늘 드론 조종사로 공중에서 상황만 보던 하프는, 실제 전쟁의 한복판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점점 경험하게 됩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여기까지 봤을 때는 숫자와 머리로만 전쟁을 알던 하프가 전쟁의 참혹함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변화하게 되고, 그러면서 안드로이드 리오 대위와 우정도 쌓는 가벼운 전쟁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쟁신 연출도 좋았고 특히 엄청난 무력의 리오 대위가 보여주는 액션씬은 영화의 재미를 훨씬 더해줍니다. 

 

그러나 핵무기가 숨겨진 금고의 코드번호를 손에 넣고 나서부터는 반전이 시작됩니다. 리오는 하프를 속여서 최종적으로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칩셋을 제거해 버리고, 평화를 위해 오히려 미국에 핵무기를 발사함으로써 전쟁을 끝내려고 합니다.

 

원래 안드로이드는 인간의 명령에 불복종할 수 없게 설계되었지만, 인간의 판단력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이를 무시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기 생각대로 일을 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잘못된 판단으로 좌천된 하프를 선택해서 함께 했던 거죠. 그리고 하프는 그런 리오를 막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그를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항상 논쟁거리가 되는 이슈인 것 같습니다. 순간의 판단으로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전쟁터에서는 특히나 더 그럴 것 같구요. 하프는 38명을 살리기 위해 2명을 주저없이 희생시켰지만, 참혹한 전쟁을 실제 경험한 뒤에도 같은 판단을 했을까요? 결국 판단은 같았더라도 적어도 과정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리오 역시 단순히 더 많은 사람의 생명을 위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려고 했죠. 하프는 처음에는 리오와 같은 판단을 했던 사람이었지만, 하프의 말대로 인간은 교훈을 얻고 변화할 수 있는 존재니까요.

사람의 생명이 단순히 숫자로 치환될 수 없는 문제라는 걸 알 수 있다는 게 사람과 AI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요.

 

 

레지스탕스 대장 소피야와 하프의 대화 장면은 그래서 더 인상 깊었습니다. 하프가 리오를 막지 않는다면 엄청난 수의 미국 사람들이 죽었겠지만, 미국이 일으킨 전쟁으로 당장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희생시켜서라도 평화를 얻는 일이 가치가 있을지, 입으로는 평화를 말하지만 실은 자기 가족, 친구, 나와 가까운 사람들을 우선하는 인간의 모습을 생각하게 됐던 영화였습니다.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는, 영화에서 안전지대를 지키는 통제선을 넘어 나오는 위험한 지역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늘 안전한 상공에서 드론만 조종하던 하프가 실제 격전지에 들어가서 경험하고 변화하는 영화 내용과 잘 어울리는 제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양한 요소들을 한 발씩만 담그고 적당하게 잘 버무린 느낌이 나는 영화였습니다. 개인적인 저의 평점은 8점/10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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